
(전라신문) 조계철 기자 =핵융합 연구시설 선정 과정은 국가 과학사업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과기부는 '토지 소유권 이전 가능한 지역 우선 검토'라는 명확한 기준을 내걸고도, 유일하게 이를 충족한 전북 새만금을 배제하고 전남 나주를 선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선정 절차에 대한 신뢰를 뿌리째 흔든다.
전북은 16년간 정부와 함께 사업을 준비하며 법적·행정적 조건을 충족시켰고, 새만금 부지는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 단일 필지다. 반면 나주는 특별법 제정 예정이라는 불확실성에 의존했다. 이러한 차이를 무시하고 정부가 불확실한 조건을 선택한 것은 공개되지 않은 정치적 판단이 개입됐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정부는 평가 기준과 심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공개가 어려우면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국가 핵융합 시설은 특정 지역 이해관계를 넘는 국가 과학 인프라다. 정치적 셈법보다 엄정한 과학과 법률적 기준 아래 선정돼야 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갈등이 아닌 국가 과학 정책 신뢰의 위기다. 정부는 이의신청에 그치지 말고 철저한 외부 감사를 통해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 국가 미래를 위한 과학기술 정책은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