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 김성수 기자 = 사상 초유의 중대 폭염이 꺽일 줄 모르는 올여름, 사)전북문인협회와 전북문학관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시작의 발단은 익명의 기부자가 전북문인협회에 전달한 기부금 집행 문제였다. 형편이 어려워 작품집을 내지 못하는 문인 2명을 위해 쓰여야 할 기부금이 법인 통장에 입금되지 않고 사적으로 보관해 왔다는 점, 그리고 2명의 수혜자 선정 과정의 투명성 부족이 불씨가 되었다..
협회 측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반영했다고 해명하지만, 협회에 전달된 기부금은 당연히 공식 출납 장부에 기록하고 투명하게 집행했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다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선정 과정의 서류가 갖춰졌다 할지라도, 기부자의 숭고한 뜻을 헤아렸다면 오해와 억측이 없도록 세심한 점검을 기울였어야 했다.
수혜자 선정 과정 역시 투명해야 한다. 회의록과 참석자 명단, 관련 서류 등이 충실하게 갖춰졌다면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의혹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어렵게 마련한 기부금인 만큼 집행부가 더욱 세심하게 절차를 관리했다면 불필요한 논란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 아쉬운 것은 이 문제를 바라보는 도내 주류 언론의 태도다. 사실관계 확인조차 거치지 않은 채, 이번 사태를 올해 말 전북문학관 위탁 갱신을 앞둔 '의도적인 협회 흔들기'나 '흠집내기'로 치부하는 보도는 기자로서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도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전북문학관 사무국장의 겸직 논란은 공공기관 운영의 도덕성을 묻게 만든다. 전북문학관 직원이 전북문인협회 실무까지 맡고 있다는 사실은 두 기관의 업무 경계와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봉사 차원의 역할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복무 규정을 벗어난 겸직이었다면 철저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더욱이 전북문인협회가 전북문학관을 위탁 운영하는 상황에서 두 조직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본업 외의 봉사차원이라 할지라도, 법적 위반 여부를 철저히 가려야 할 문제다. 나아가 연간 3억5000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되는 상황에서 연간 사업이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도민들이 체감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제1회 새만금 디카문학작품공모'에서는 전북문학관 직원과 가족, 전북문인협회 임원이 대상과 최우수상을 휩쓰는 '셀프수상' 파문까지 일었다. 심사가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더라도 주최측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다수 입상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공모사업의 첫 걸음이었다면 결과 뿐 아니라 절차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데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
주관처 관계자들이 대거 수상한 결과를 순수하게 받아들일 회원들은 많지 않다. 공모 홍보 부족으로 친인척만 응모한 것인지, 아니면 심사의 투명성에 하자는 있었는지 되돌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 첫 공모사업의 가치를 소중히 여겼다면 집행부의 진중한 판단과 절제가 아쉬웠던 대목이다.
이러한 파행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가? 단순한 개별 사건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700여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뜻이 반영되는 직접선거 대신. 소수의 대의원 투표로 선출되는 간접선거 제도가 낳은 폐단이라는 지적이 비등하다. 이 같은 구조속에서는 회원들의 참여와 관심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운영 역시 소수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회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협회 운영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일들이 내부에서는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음에도, 이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건강한 조직은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판을 통해 제도를 개선하고 신뢰를 회복하게 된다. 과거 전북문단에는 원로 문인들이 중심을 잡고 방향을 제시하는 문화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건강한 자정 기능마져 사라진지 오래다.
문학은 무엇보다 신뢰와 공정성 위에서 꽃핀다. 회원들이 믿고 도민들이 신뢰하는 단체가 되기 위해서는 투명한 회계와 공정한 심사, 명확한 조직 운영이 선행되어야 한다. 올여름 폭염을 식혀 줄 소나기처럼, 전북문인협회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그것이야말로 문학의 본질과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는 첫 걸음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