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 진재석 기자 = 6·3 지방선거 이후 갈라진 전북 정치권이 결국 청와대와의 정책 소통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국가 ‘3대 메가 프로젝트'에서 전북이 제외됐다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풀기 위한 정치적 해법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대통령실과의 거리는 더욱 멀어지는 분위기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지난 22일 발생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과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등 전북 정치권 인사들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게 전북 현안과 지역균형발전 과제를 전달하기 위해 추진했던 면담이 당일 취소됐다.
전북 정치권은 정책 제언을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장소까지 이동하려던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취소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실장은 대통령실에서 국정과 지역 현안을 실무적으로 조율하는 핵심 참모다.
대통령 면담이 아니라 정책실장 면담마저 무산됐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이를 단순한 일정 조정 이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일을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전북 정치권 행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가장 큰 배경은 ‘3대 메가 프로젝트 전북 홀대론'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영빈관 부처 업무보고에서 전북 소외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일반 시민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책임 있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지적했고, “무책임하다"고까지 표현했다.
대통령이 특정 지역 정치권의 문제 제기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일은 흔치 않다.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이 전북에서 제기된 ‘홀대론'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김민석 전 국무총리도 전북을 찾아 “3대 메가 프로젝트는 1차 사업일 뿐이며 앞으로 2·3차 사업이 계속된다"며 전북 소외론을 적극 반박했다.
정부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같은 메시지를 낸 것은 대통령실의 기조가 명확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문제는 그 이후다.
전북 정치권은 정부를 설득하기보다 오히려 정치적 갈등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명청대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전북에서는 친정청래 색채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특히 이성윤 의원은 정청래 전 대표의 최전선에서 강경 메시지를 이어가며 사실상 ‘호위무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대통령실과 가까운 김민석계와의 접점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결국 전북 정치가 정부와 정책 협의를 해야 하는 시기에 당내 계파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역 발전보다 전당대회가 우선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면담 취소 배경에 전북 정치권이 정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통로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립의전원과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전주 제2금융중심지, 새만금 산업 고도화, 피지컬 AI 국가사업 등 앞으로 수개월 안에 결정될 대형 현안이 적지 않다.
이 시기에 대통령실과의 정책 신뢰가 흔들릴 경우 가장 큰 피해는 결국 전북이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분열된 전북 정치가 중앙정치에서 얼마나 협상력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