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 김성수 기자 =
이재명 정부의 대규모 산업·투자 구상에서 전북이 사실상 배제됐다는 현실은 한 지역의 섭섭함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지역균형발전을 국정 기조로 내세운 정부가 정작 국가의 미래 자원을 특정 권역에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북 도민의 상실감을 넘어, 국가 산업지도의 공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묻는 중대한 질문이다.
물론 기업은 수익성과 효율성을 우선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국가재정과 제도, 인프라가 결합되는 초대형 산업전략을 시장 논리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산업용지, 용수, 전력망, 연구인력 양성은 모두 공공의 장기적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기반을 먼저 특정 지역에 집중해놓고 기업이 그곳을 선택했다고 해서 이를 순수한 시장 결과로만 포장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 정부는 지역 격차를 조정하는 적극적 설계자여야 한다. 균형발전은 시장의 자율에 기대는 선언이 아니라, 국가가 불균형을 바로잡는 정책이어야 한다.
정부는 전북 배제의 경위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왜 전북은 국가전략의 중심에서 비켜났는가. 부족한 여건이 있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한 공공투자 계획은 무엇인가. “기업이 선택하지 않았다"는 답변으로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낙후된 지역일수록 먼저 기반을 만들고 기회를 배분하는 역발상 정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균형발전을 국정 과제로 내세운 정부의 최소한의 의무다.
전북 역시 자기 점검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자기비하나 뒤늦은 읍소가 아니다. 정부의 정책 공백을 짚고, 전북이 왜 국가 산업 재편의 한 축이 돼야 하는지를 데이터와 전략으로 제시하는 일이다. 새만금과 김제권역의 확장성, 수자원 활용 여건, 재생에너지 기반 등을 종합한 산업지도와 함께, 국제학교·의료·주거 등 정주여건 개선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기업 유치는 공장 부지 하나가 아니라 사람과 산업이 정착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문제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지역 간 제로섬 경쟁을 부추기는 태도다. 어느 지역이 더 절박했느냐의 문제로 사안을 축소하면 국가균형발전의 본질은 사라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광주·전남과 전북이 서로를 견제하는 소모전이 아니라, 기회가 특정 권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국가 산업전략의 원칙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지역은 경쟁하지만, 국가는 조정하고 균형을 만들어야 한다.
전북은 더 이상 “다음번에는 챙기겠다"는 말로 위로받을 처지가 아니다. 산업 전환과 인구 감소, 지방 소멸 위기가 한꺼번에 밀려오는 지금, 국가전략에서 한 번 밀려나는 것은 지역의 미래 기반 전체를 흔드는 일이다. 정부는 전북을 포함한 비수도권 산업기반 확충 방안을 별도 실행 계획으로 제시해야 한다. 균형발전은 선의의 수사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원칙이다. 첨단산업의 미래가 또다시 몇몇 지역에만 집중되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전북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불균형과 분열로 돌아올 것이다. 정부는 지금 당장 국가가 책임 있게 기회의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