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 김성수 기자 = 제9회 전국동시 6.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선거를 둘러싼 현실은 여전히 낡은 정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른 새벽부터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의 성숙한 참여와 달리, 정치권은 정책 경쟁보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유권자의 수준은 높아졌지만, 정치의 수준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주 사전투표 현장에서 드러난 시민들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말이 아닌 결과”,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 “지역을 바꾸는 행정”.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매 선거 때마다 반복되면서도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 선거 때마다 쏟아지는 공약은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고, 책임지는 정치인은 드물다. 이 같은 악순환을 끊지 못한다면 지방선거는 지역 발전이 아니라 정치적 소모전에 그칠 뿐이다.
특히 문제는 정당 중심의 묻지마 투표 관행이다. 지방선거는 생활정치이자 행정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앙정치의 대리전처럼 치러지고 있다. 그 결과, 능력과 비전보다 ‘어느 당인가’가 선택 기준이 되고,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공천만으로 당선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곧 행정의 무능과 정책 실패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전북이 처한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인구 유출, 산업 기반 약화, 청년 일자리 부족은 이미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후보들은 여전히 실현 가능성 없는 구호성 공약에 머물러 있다. 새만금과 AI를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재원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무책임에 가깝다. 지역의 미래를 이야기하려면, 선언이 아니라 설계도가 필요하다.
지방재정 역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전주시의 부채 논란은 단순한 정치 공방이 아니라 행정의 기본을 묻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재정 건전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부족하고, 단기 성과를 위한 보여주기식 정책이 반복되고 있다. 빚으로 성과를 포장하는 정치가 계속된다면, 그 부담은 결국 다음 세대가 떠안게 된다.
이제 선택은 유권자에게 달려 있다. 투표는 단순한 참여가 아니라 정치에 대한 심판이다. 정당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말이 아니라 실행력을 따져 묻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정치 수준은 바뀌지 않는다. 무능한 정치가 반복되는 이유는 결국 그것을 용인하는 선택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또 한 번의 ‘소모적 경쟁’으로 끝날지, 아니면 ‘일 잘하는 사람을 가려내는 선거’가 될지는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전북의 미래는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다.









